대만 타이베이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학생이 된 큰 아이와 앞으로는 방학 때 외에는 시간 맞추기 더 어려울 것 같아서 돈은 없지만 "못 먹어도 Go!"를 외치며 질렀죠. 그런데 아침에 아이가 한 말이 괜히 비수가 되어 속상합니다.
학교 행사에 저만 빠지게 되어 소외감 느껴요
저흰 5월 중에 여행을 갑니다. 그리고 5월은 학교 행사가 많은 달이죠.
큰 아이는 반장이에요. 초등학생 때도 그랬지만 학교 생활에 참여하는 걸 무척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저희가 여행 가는 날짜 중에 학교 행사가 있는 날이 하루 있습니다.
지금 한창 교실에서는 이 행사 준비로 아이들이 떠들썩한가봅니다.
다른 반이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아이들도 만나면 이 행사 준비 얘기를 하나봅니다.
저희 아이는 빠질 예정이기 때문에 아무런 역할도 맡지 않았을 테고요.
그래서 친구들 대화에 낄 수 없어 소외감 든다고 하더라고요.
지파이보다 학교 행사에 가는 게 더 좋아요
아침에 아침 식사를 하면서 대만 일정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큰 아이가 대뜸 저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지파이보다 학교 행사에 가는 게 더 좋다고 말이죠.
작은 아이는, 엄마가 (빈정 상해서)"그럼 여행 가지 말자. 취소하지 뭐."라고 하고 정말 여행이 파투날까봐 눈물 글썽거리며 자기는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큰 아이 한 마디에 이미 결제하고 온 가족이 기대하며 준비해 온 여행을 취소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큰 아이도, 맨 처음에 여행 얘기가 나왔을 땐 무척 좋아했어요.
단, 학교 행사 날짜와 겹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죠.
학기 중에 여행 가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거야
여행 날짜를 미룰 수도 없고, 여행을 취소할 생각도 없습니다.
심지어 학기 중에 여행 가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겁니다.
전 사실 여행간다고 학교 빠지는 거 마음에 안 들거든요.
방학 때 가도 되니까요.
그런데, 초등학생 때는 아이들이 유독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학기 중에도 종종 가족 여행으로 빠지는 아이들이 있지만, 1학기든, 2학기든 학기 말쯤 되면 한 반에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이 여행으로 안 온다고 말이죠. 그리고 자기들도 그렇게 한 번쯤은 빠지고 싶다고요.
절반에 가깝다고? 그게 말이 돼?
네, 현재 저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한 반 정원이 16명쯤이거든요. 절반이라고 해봐야 8명입니다.
크리스마스쯤부터 새해 첫 날까지는 남은 연차까지 소진하느라 여행 가는 가족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5월에도, 10월에도, 황금연휴가 있는 달에는 반에 서너명 혹은 너댓명 정도는 학교를 빠집니다.
저흰 큰 아이 초등학교 6년 다니는 내내 거의 빠진 적이 없었어요.
4학년 때인가, 딱 한 번, 시부모님과 시누이네까지 온 가족 베트남 여행 다녀온다고 한 번 빠졌죠.
이제는 중학생이 되어서 2학기부터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를 테고 그럼 여행 날짜를 맞추기 더 어려워질 겁니다.
그래서 정말로 학기 중에 여행가는 건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내려 놓아야겠지
마음을 내려 놓아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더더욱 같이 여행 갈 일이 없지 않을까요?
한 편으론 옛날부터 바라던 바였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여행가면, 아이들 안전도 신경 써야하고, 아이들 때문에 못 먹고 못 가는 곳도 많았으니까요.
그래서 얼른 자라기만을 바랐었는데,
막상 아이들이 자라니 왜 괜히 서운한 거죠?
작은 아이가 아직 초등학생이니 큰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해줬던 것들을 작은 아이에게도 공평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제 욕심인 거겠죠.
큰 아이 6학년 때까지 캠핑 다녔으니, 작은 아이도 6학년 때까지는 캠핑을 다녀야 한다는 건 제 욕심이고 억지일테니까요.
그렇게 계산하고 똑같이 해주려면 한도 끝도 없고, 어차피 터울이 있으니 둘 다 다시 뱃속에 집어 넣었다가 동시에 다시 꺼내는 게 아니라면 절대 똑같이 맞춰줄 순 없을 겁니다.
마음을 놓아야겠죠.
요즘은 아이들이 주중에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너무 적어(거의 없는 듯) 계속 아이들과 실랑이 아닌 실랑이 중인데, 나중에 스스로 알아서 하면 이것도 아쉽고 그리워질까요?
여행 가서 폰만 보고 있다고 화내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가족 여행 가서 폰만 보고, 뒷좌석에서 잠만 자고 있는 아이들 보면 그렇게 보기 싫던데, 우리 아이가 그러고 있을 거예요. 그럼 또 잔소리하겠죠.
그러지 말자. 그러지 말자.
과연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을까요?
나중에 후기로 기록해 둘 겁니다. 여행 후기가 아니라 사춘기 딸 육아 후기로 말이죠.
"너 툴툴거리고 비협조적으로 굴면 그거 다 찍어놨다가 나중에 너 결혼할 사람 데려오면 다 보여줄 거야!"
소심한 복수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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