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에 가족들과 시부모님을 모시고 순천에 다녀왔습니다. 갯벌은 서해안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남해에도 갯벌은 있었습니다. 특히 순천에는 거차뻘배라고 갯벌에서 이동할 때 사용하는 보드 같은 것을 이용해 볼 수 있는 거차뻘배 체험장이 있습니다. 체험비에 시설 사용료와 체험복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2시간 정도를 아이들과 정말 진이 빠지도록 신나게 놀았습니다.
순천 거차뻘배 체험
거차뻘배 체험장은 네비게이션에 검색하면 거차뻘배 체험장이라고 나옵니다. 주소로는 전라남도 순천시 별량면 거차길 57-12입니다. 달 리다보면 어느새 옛날 기찻길을 지나 논두렁 사잇길을 지나게 됩니다. 위의 건물을 기준으로 왼쪽은 체험장 접수처와 체험장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은 널찍하게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귀중품은 차 안에 두신 다음 매점에 차 키를 맡기시면 됩니다. 또는 체험장 계단에 신발을 벗어두고 그 안에 휴대폰과 차 키를 넣어두신 분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시부모님께서는 체험을 안 하실 거라 시부모님께 맡겼습니다.
첫 번째 사진의 건물은 보통은 잠겨있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사진에 있는 매점으로 가시면 체험장을 운영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리고 매점 안에서 체험비도 결제하고 나오면 됩니다. 당연히 카드 결제 가능하고 유아는 10,000원, 초, 중, 고등학생은 13,000원이고 어른은 15,000원입니다. 저희는 초등2명과 성인2명이라 총 46,000원을 결제했습니다.
체험비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데 체험에 필요한 옷,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 샤워시설, 뻘배, 미끄럼틀 등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순천 거차뻘배 체험장 내 식당
체험장 내에는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순천 거차뻘배를 검색하여 달리면서 가는 길에 점심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시내를 거치는 길이 아니고 논밭을 지나는 길이다보니 식당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체험장 내의 식당은 위의 사진과 같습니다. 메뉴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계절에 따라, 그리고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 맛국수 말고는 다 안 된다고 하셔서 맛국수 6그릇을 시켰습니다. 11시 40~50분쯤 들어가서 주문했지만 할머니 한 분이 조리하시는 건지 12시 20분이 넘어 나왔습니다.
그래도 전라도니까... 라며 기대했지만 솔직히 실망 실망 대실망이었습니다.
이 국수가 가격이 8,000원이라는 것도 그렇고 맛국수(맛조개가 들어간 국수)에 조개살은 사진에 보다시피 딱 3개 뿐입니다.
그러니 저희처럼 체험 시간에 맞추려고 시간에 쫓겨 고속도로를 달리실 거라면 차라리 휴게소에서 김밥이라도 사가세요.
체험장 샤워장
샤워장은 시설이 괜찮은 편이지만 샤워장 문 방향이 아쉬웠습니다. 왜냐면 첫 번째 사진을 기준으로 왼쪽은 남자화장실과 샤워장, 오른쪽은 여자화장실과 샤워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샤워장을 오가면서 문이 열리는 방향이 건물 밖에서 안이 보이는 방향으로 열리게 되어 있어서 신경 쓰입니다. 구조를 바꾸기 어려우면 문 방향이라도 반대로 열리도록 달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가운데 사진은 샤워장 사진이고, 샤워기도 여러 개 있고 따뜻한 물도 잘 나오며 샤워장 가운데에 체험 후 체험복을 벗어 담는 카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샤워장을 통과하여 탈의실로 갈 수 있는데 탈의실은 위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따로 문을 잠그는 캐비닛 형태가 아닌 선반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귀중품은 차에 따로 보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샤워장에는 보다시피 따뜻한 물과 탈의실 선반장 외에는 아무것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건과 샤워용품을 꼭 챙겨오셔야 합니다.
체험 가능 시기 및 시간
이 날은 간조가 3시였습니다. 미리 체험장에 전화하여 간조가 3시면 몇 시까지 가야 체험할 수 있는지 여쭤보았고 1시부터는 할 수 있다고 하셨었습니다. 저희는 11시 30~40분쯤 도착했고 위의 첫 번째 사진이 도착하자마자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은 저희가 실망스런 국수를 먹고 나와 12시 40분쯤 찍은 사진입니다.
동해에서는 밀물과 썰물 느낌이 잘 없는데 남해와 서해에서는 이렇게 확연히 차이가 생기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갯벌 체험을 하시려면 꼭 물 때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몇 년 전 8월 초에 서천으로 갯벌체험을 하러 갔을 때는 오전 9시가 간조라 7시부터 자는 아이를 깨워 체험하러 갔었는데 이번에 갔을 때는 오후 3시가 간조라 너무 좋았습니다.
물 때는 바다타임에서 지역과 날짜별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험 동선
체험 동선은 이렇습니다. 먼저 매점에서 체험비를 결제합니다. 그러면 아저씨께서 첫 번째 사진의 장소 문을 열고 각 사이즈에 맞게 옷과 타이즈를 내어 주십니다. 양말 바구니를 꺼내주시는데 짝을 잘 찾아 신어도 되고 어차피 뻘 묻으면 뭐가 뭔지 모르니까 대충 짝짝이로 신어도 됩니다.
대신, 되도록 긴 걸로 신으세요. 뻘이 묻어서 점점 벗겨지기 때문에 놀다가 뻘 속에서 양말이 벗겨지면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양말이 벗겨지면 여러 갑각류와 부딪쳐 피부가 긁히고 까질 수 있습니다.
샤워장 내의 탈의실로 가서 갈아입고 나옵니다.
그런 다음 아저씨가 유의사항을 설명해주십니다.
이 위의 물이 빠지기 전과 빠진 후를 찍어 놓은 사진에 보면 두 개의 작은 수영장 같은 것이 있는데 바다에 가까운 것은 체험 후 뻘을 씻어내는 물이 담겨 있습니다. 바다에서 먼 쪽은 수영장입니다. 뻘을 먼저 어느 정도 씻어 낸 후 수영장에서 놀아야 한다고 말씀해주시지만 저희는 뻘을 씻어내다가 몸도 식다보니 추워서 수영장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뻘배는 너무 여러 개 꺼내 쓰면 귀찮을 수 있습니다. 뻘이 너무 고와서 잘 안 헹궈지더라고요.
위의 가운데 사진에 은색 기둥들이 있는데 자세히보시면 샤워기 기둥입니다. 바다로 흘러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생태계 보호차 바닷물이 나옵니다. 따라서 찬물입니다. 이 샤워기를 틀어 몸의 뻘도 어느 정도 씻어낸 다음 샤워장으로 가야합니다.
저도 처음에 사진 몇 장 찍은 뒤 합류하여 같이 놀았습니다. 다행히 아버님께서 동영상도 찍어주셔서 기록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거차뻘배는 한쪽 다리를 배 위의 스펀지 부분에 대고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은 다음 다른 한 발로 밀면서 앞으로 나가면 됩니다. 방향을 틀 때는 반대쪽 다리로 밀면 됩니다.
위의 움짤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둘째 딸을 태워주려고 아빠는 큰 뻘배를 들고 왔지만 둘째 딸은 1분도 채 타지 않고 사지로 뻘밭을 한 마리의 짱뚱어가 되어 기어 다녔습니다.
어떤 분 블로그에 보니 게와 짱뚱어가 별로 없었다고 하시던데 충분히 많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움직이면 그 방향의 온갖 생명체들이 후다다닥 도망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희가 뻘짓(?)을 하는 동안 위의 노란색 산책로에서 걷기 운동을 하신 저희 어머님에 따르면 산책로 너머에 훨씬 더 많은 생명체들이 가득 있었다고 합니다.
미끄럼틀은 바닷물을 흘려주셔서 뻘을 씻어내는 용도로도 어느 정도 쓸 수 있습니다. 처음 탔을 때 정말 속도가 느려서 아이들 빼고는 그다지 재미가 있지 않았는데 위의 움짤을 보면 저희 남편이 꽤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블로그에서도 모두들 미끄럼틀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적혀 있었는데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미끄럼틀 탈 때 두 손을 뒤로 하여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받치듯이, 하지만 손을 엉덩이에 깔지는 말고 그렇게 뒷짐을 지면 아주 빠르게 내려갑니다.
몸도 살짝 뒤로 젖혀 주시면 더 빠릅니다.
저희 둘째 아이는 무서워서 결국 다리를 벌려서 속도를 조절하며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미끄럼틀 아래에는 방수포로 바닥을 막아놨습니다. 당연히 방수포 아래의 뻘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곳은 조금 더 움푹 패어있기도 하므로 6살 미만의 아이가 혼자 탈 때는 꼭 어른이 밑에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에 빠졌는데 순간 바닷물이나 뻘이 눈에 들어가 눈을 감으면 눈을 닦을 수도 없기 때문에 물 속에서 당황하여 똑바로 서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 밖에서 지켜보고 있더라도 뻘 때문에 기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함께 해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물 깊이는 그리 깊지 않습니다. 제일 깊어봐야 제 허벅지~엉덩이 정도(키 160cm)입니다.
후기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피부 타지 말고 마사지 겸 얼굴과 목 여기저기 계속 발랐더니 뻘이 묻었던 머리카락까지도 부들부들 미끌거렸습니다. 저희는 모자와 팔토시를 따로 챙겨갔었는데 뻘을 잘 바를 수 있다면 팔토시를 안 가져가도 될 것 같습니다. 나중엔 뻘 때문에 무거워져서 팔토시가 흘러내려갔었거든요.
그리고 자기 옷을 입고 들어가는 게 아니어서 속옷 정도만 빨면 되기에 수습도 훨씬 쉬웠습니다. 아예 버려도 될만한 걸로 챙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당일 저녁에 아주 녹초가 되었는데도 너무 재미있었다며 또 가자고 할 정도였습니다.
저희 밖에 없었는데 저희가 너무 시끄럽게재미있게 놀았던 탓인지, 한참을 계속 구경만 하시던 분들도 체험복으로 갈아입고 들어오셨었습니다.
아이들과 칠게도 잡아보고 짱뚱어도 잡아보고 재미있었습니다. 원하면 체험장에 비치된 양파망을 쓸 수 있는데 저희는 잡아도 가져가서 요리할 만한 장비도 없고, 그 다음날까지도 다른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한 두 마리 아이들과 체험 삼아 잡아서 구경하고 다시 놓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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