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 전 코로나로 집콕이 당연했던 시기, 아이들과 딸기 탕후루를 집에서 만들어 먹었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올해 여름, 대전에 갔다가 성심당 근처의 왕가 탕후루에서 오랜만에 탕후루를 먹은 후기를 정리했습니다.
탕후루 추억
싸이월드를 신나게 하던 시절, 상하이에 교환학생을 다녀왔었습니다. 아마도 2005년 겨울쯤. 상하이 와이탄에서 탕후루를 처음 먹었습니다. 미니 사과를 탕후루로 팔아서 먹었었는데 썩 맛있게 먹었던 것 같진 않습니다.
사진을 찾아 올리고 싶었는데 포스팅하는 지금, 싸이월드 접속이 안 되네요.
그리고 거의 15년이 지난 후, 2020년 겨울, 아이 둘을 낳아 엄마가 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집콕하며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탕후루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탕후루 만들기
탕후루 준비물과 만든 과정, 그리고 자체 피드백이 있으니 꼭 참고하세요.
준비물: 탕후루용 과일, 긴 이쑤시개(꼬치), 스티로폼, 백설탕, 물엿
과정
1. 탕후루를 만들 과일을 씻어 물기를 가볍게 닦아낸 뒤 꼬치에 꽂습니다.
2. 백설탕을 물과 2:1 비율로 넣습니다. 전 황설탕을 쓰기에 황설탕을 한 컵, 생수를 반 컵 밀크팬에 부었습니다.
3. 물엿을 1숟가락 밀크팬에 넣습니다. 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여 휘젓지 않고 불을 켭니다.
4. 중불로 절.대. 젓지 않고 그대로 끓입니다.
5. 그러면 부글부글 끓었다가 점점 기포가 찐득하게 끓는 순간이 옵니다. 전 그 상태에서 1분 정도 더 있다가 껐습니다. (안 끄고 약불로 유지해도 됨)
6. 탕후루를 밀크팬 위에 거꾸로 든 채 숟가락으로 시럽이 된 설탕을 떠서 묻혀줍니다.
7. 다 묻혔으면 준비해 둔 스티로폼에 꼬치를 꽂아서 식힙니다.
피드백
탕후루가 굳길 기다리는 데 자꾸만 딸기 물이 뚝뚝 떨어져 스티로폼을 지저분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깔끔하게 굳지 않아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실패 추정 원인
1. 백설탕이 아닌 황설탕을 썼다.
2. 딸기의 물기가 조금 덜 닦였다. - 하지만 생딸기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닦으려면 씻어서 키친 타올로 물기를 닦고도 30분 이상 말려야 할 것 같습니다.
3. 생딸기라서 뜨거운 설탕이 닿이면서 물이 생겼다.
4. 굳길 기다릴 때 실온에 두지 말고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넣어야 했다.
결론
다음 번에 만들게 된다면 실험해서 보고서를 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에 추정 원인 모두를 수정해서 해볼 생각입니다.
백설탕을 사고, 냉동과일을 꼬치에 꽂을 순 없을 것 같으니 생과일을 꼬치에 꽂아서 냉동실에 넣어둡니다. 그런 다음 설탕 시럽을 붓고 다시 냉장실에 보관해볼 생각입니다. 아마도 냉장실에 넣기도 전에 아이들 입 속으로 사라지거나 넣더라도 두어개 겨우 생존해 넣게 되겠지요.
왕가 탕후루 후기
상하이에서 먹었던 미니 사과의 썩 좋진 않았던 기억+딸기 탕후루 실패의 기억 덕분에 탕후루를 사먹을 생각이 사실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전에 갔다가 성심당 본점에서 30분 이상 줄 서서 기다려야 했고, 이왕 줄 서서 기다리느니 근처의 왕가 탕후루에서 아이들에게 하나씩 사주고 먹이며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왕가 탕후루에 방문했더니 오후 2시쯤이었는데도 이미 남은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새로 꺼내서 채울 법도 한데 빈 자리를 그렇게 둔 것은 정말 매진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래서 저흰 선택지가 귤 탕후루와 샤인 머스켓 탕후루였습니다.
아이들이 성심당 앞에서 줄 서서 먹는 데, 한 입씩 맛은 보자 싶어서 샤인 머스켓 탕후루를 한 알 먹었습니다. 그런데 아그작! 소리를 내며 설탕 코팅이 깨지고, 그 안의 시원하고 달콤한 샤인 머스켓이 입 안을 상큼하게 휘감았습니다.
샤인 머스켓을 먹은 뒤 귤 탕후루도 맛보고자 했으나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다른 집 탕후루는 맛본 적이 없으니 왕가 탕후루 제품을 비교할 순 없으나 시원하고 달콤하고 식감도 좋아서 기존의 탕후루에 대한 썩 좋지 않은 추억이 단 번에 뒤집어졌습니다. 가격은 귤과 샤인 머스켓의 경우 2개 합 7,000원을 결제했습니다.
중고등 아이들이 하교하며 가끔 한 두 개씩 사먹기에는 썩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지만 초등학생의 경우는 부담스러운 가격일 것 같습니다.
멜론, 딸기, 귤, 껍질째 먹는 포도, 방울토마토, 키위 등 여러 과일로 할 수 있으니 계절 상관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로 만들면 됩니다. 어차피 설탕 코팅을 입힐 것이므로 썩 달지 않아도 됩니다. 새콤한 그린 키위 같은 것으로 탕후루를 만들면 새콤하고 설탕 덕에 달콤하니 맛도 있고 아이와 재미로 여러 개 만들며 주말을 즐겁게 보낼 수도 있어서 집에서 해보기 좋은 아이템 같습니다.
게다가 사실, 실패해도 재밌고 좋았던 추억으로 남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엔 멜론이나 포도, 키위 또는, 샀는데 실패한 맛 없는 복숭아 같은 것으로 아이와 탕후루 만들기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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