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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정보

병아리 부화 후 먹이와 환경 조건

by 모도리s 2024.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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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받아온 청계 유정란에서 병아리가 태어났습니다. 갓 태어난 병아리들은 태어난 직후부터 뭘 먹일 수 있는지, 어떻게 돌봐주면 되는지 그 외 특징들을 알아보았습니다.

 

1. 부화 기간과 조건

5번 달걀에서 먼저 태어난 병아리
5번 달걀에서 먼저 태어난 병아리

 

총 10개의 달걀 중 아예 발생이 되지 않은 달걀과 어쩌면 뜨거워서 익어버린 것 같은 달걀 2개를 제외하고 자작 부화기에 입란한지 15일째까지 총 8개의 알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5번 달걀은 사실 아픈 손가락 같은 달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1번 달걀이 너무 뜨거웠는지 계속 흰자가 배어 나와 노랗게 굳은 것 같은 액체가 생겼고 그 옆에 나란히 있던 5번 달걀이 1번과 붙는 바람에 1번 달걀에 껍질이 조금 붙어 뜯겨나갔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알이 완전히 깨지지는 않았고 새끼손톱 보다 약간 작게 알 껍데기가 뜯겼지만 난막으로 일주일 넘게 버티던 알이었습니다.

 

난막으로만 버티던 곳을 깨고 나왔으면 좀 더 쉬웠을텐데 이 녀석은 하필 그 옆을 부리로 쪼아 15시간 넘게 사투를 벌이며 알을 깨고 나왔습니다.

 

21일째 되던 토요일에 아무 소식이 없기에 부화기 속이 너무 뜨겁거나 습도가 안 맞아서 다 죽은 건가 싶어 밤잠을 못 이루고 새벽 1시에 알을 덮어뒀던 키친 타올을 걷었다가 또 너무 추울까 싶어 새벽 3시에 다시 덮어주려던 찰나에 뭔가 "토도독"하는 소리와 "삐약삐약" 소릴 들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뭔가 더 건드리면 스트레스 받거나 죽을까봐 습도 조절을 위해 분무기로 물만 뿌려주고 급히 뚜껑을 닫았습니다.

 

결국 다음 날 오후 5시 경까지 계속 쉬고 파각하고를 반복하던 병아리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황색 달걀이어서 노란 병아리가 나올 줄 알았는데 청계 병아리가 태어났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덩달아 흥분해서 난리가 났었죠.

 

토요일 밤에는 결국 아이스박스를 뚫고 들리는 삐약삐약 소리 때문에 설레면서도 다소 시끄러워서 잠을 설쳤습니다.

 

병아리는 부화기에 입란한지 만 21일부터 23일 사이에 보통 파각하고 나온다고 합니다.

파각하는 동안에는 난막이 몸에 붙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75% 이상의 습도를 유지해 줘야 하며 알을 품는 닭의 체온이 40도~41도 안 팎이므로 달걀도 36~37도 사이여야 합니다.

 

만약 파각을 시작한지 30시간이 넘도록 깨고 나오지 못한다면 이제 지쳐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쇠젓가락 같은 것으로 달걀 껍데기를 깨서 파각을 도와줘야 한다고 합니다.

 

부화기 내의 온도가 조금 낮은 편이었다면 파각도 늦게 시작하고, 부화기 내의 온도가 조금 높다면 파각도 빨리 시작한다고 합니다.

 

2. 육추기 조건

3번 달걀에서 나온 배가 하얀 청계 병아리
3번 달걀에서 나온 배가 하얀 청계 병아리

 

밤새 5번에서 나온 병아리 울음 소리가 들렸는데 일요일 아침이 되자 뭔가 병아리 두 마리의 소리가 들린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확인해보니 3번 녀석이 파각을 시작했던 겁니다.

그런데 3번 병아리는 굉장히 빨랐습니다.

 

5번 병아리는 거의 15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3번 병아리는 파각한지 서너시간 만에 아주 부수다싶이 껍데기를 깨고 나왔습니다. 아직 털도 채 마르지 않고 눈을 제대로 떴는지조차 확인이 안 되는 5번 병아리에 비해 3번 병아리는 부화기 뚜껑을 여니까 똑바로 쳐다보네요.

 

청계 병아리는 소리도 단순히 "삐약삐약" 뿐만이 아니라 마치 귀뚜라미처럼 "귀뚜루르르르르"하는 소리도 나고 "삐삐", "삐룩삐룩", "또로록", "삐삐삑 삑삑" 등등 다양한 소리를 냅니다. 병아리가 아닌 게 아닐까 의심도 해보았는데 구글링으로 이미지를 검색하니 확실히 청계 병아리네요.

 

육추기를 따로 만들자니 현재 이사 준비로 인해 만들 시간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심지어 육추기를 만들어 옮기는 사이에 추워서 병에 걸릴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육추기는 30W 정도 되는 백열등으로 온도를 조절해주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짐작컨데 예전엔 전기매트 같은 것이 없었고 병아리를 위해 실내 온도가 30도가 넘도록 보일러를 뗄 수는 없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병아리는 30도가 넘는 온도에서 기르면 됩니다.

요즘은 백열등이 아니더라도 제가 부화기를 만들려고 산 것처럼 USB 전기 매트 같은 것을 구입하여 켜주면 됩니다.

백열등으로 하려면 60W는 너무 밝아 병아리 눈에 좋지 않으니 이왕이면 30W 정도가 낫다고 합니다.

 

3. 병아리가 눈을 뜨지 못할 때

9번 달걀 파각 중인 모습
9번 달걀 파각 중인 모습

 

실제 속도를 그대로 옮기고 싶어서 프레임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용량이 너무 커서 동영상을 많이 잘라내는 바람에 화질이 너무 안 좋네요.

3번 달걀에 이어 저녁에는 9번 달걀이 파각을 하고 나왔습니다.

9번 달걀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5번 달걀이 너무 검은 색이라 눈이 안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눈을 못 뜬 것인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간혹 태어난 병아리 중에 눈병에 걸리거나 눈이 붙어서 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럴 땐 면봉에 따뜻한 물을 적셔서 눈을 닦아내어 주면 뜬다고 합니다.

 

단순히 눈이 붙은 게 아니라 눈병에 걸린 것이라면 사람들이 쓰는 안연고를 면봉에 조금만 뭍혀서 3일간 잘 발라주면 낫는다고 하네요. 눈병은 전염도 되기 때문에 다른 병아리들을 위해서라도 잘 관리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눈을 못 뜬 것 같았던 병아리들은 모두 오늘 아침 확인해보니 눈 동그랗게 잘 뜨고 있습니다.

아마 태어난 직후여서 못뜨는 것일 수도 있으니 2~3일간은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수정) 나중에 눈을 뜬 것 같았던 5번 병아리는 사실 눈을 못 뜬 것이었습니다. 온통 검은색이어서 눈꺼풀을 눈으로 착각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따뜻한 물을 면봉에 묻혀 문질러 주었고, 현재는 눈을 잘 뜬 상태입니다.

4. 병아리 먹이

3마리의 병아리와 현재 부화기 내 상태
3마리의 병아리와 현재 부화기 내 상태

 

병아리는 갓 태어나서 3일간은 먹거나 마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특히 첫 날에는 오히려 뭐라도 먹이면 탈이 나기도 한다고 하네요.

 

하루가 지나고 나면 물과 달걀 노른자 삶은 것을 으깨어 주면 됩니다.

달걀 노른자를 먹이로 준다기에 약간은 동족상잔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찝찝했는데 알아보니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도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고 세포 분열을 하여 아기가 되는 동안 양수에서 탯줄을 통해 엄마에게서 양분을 받아 자라듯이 병아리들도 노른자와 흰자가 병아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노른자 위의 흰색(투명 아님) 점액질 부분(배자)이 세포 분열하여 병아리가 된다고 합니다.

 

자라는 동안 노른자와 흰자의 양분으로 자란다고 하네요.

그러니 원래도 노른자는 병아리의 먹이인 셈입니다.

 

흰자는 주지 않고 노른자만 주는 이유는 아무래도 포슬포슬해서 작게 쪼아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난 후부터는 노른자와 병아리 사료를 섞어서 먹이다 점차 병아리 사료로 넘어가면 됩니다.

다이소 애완용품 코너에서 병아리 사료를 판다고 하네요.

 

+수정) 부화 후 꼬박 하루가 지났을 무렵부터 사나흘~일주일 간은 노른자를 삶아 으깨 주라고 되어 있어서 저도 그렇게 했는데 그냥 부화 후 하루 지나면 바로 1단계 사료 주세요. 다른 키워보신 분 말에 따르면 노른자 주라해서 먹였더니 잘 죽는다고 바로 사료 먹였더니 안 죽더라고 하시네요.

 

양계장 유튜브를 봐도 그렇고요. 바로 그냥 사료 주세요. 병아리들 건강에도 좋고 냄새도 덜 나고 손도 덜 가고 여러 모로 더 좋네요.

 

전 그냥 쿠팡에서 1.5kg 1단계 초이사료(6주 미만 병아리 먹이) 사서 먹이고 있습니다.

 

5. 병아리 성장 기간

파각하고 남은 잔해
파각하고 남은 잔해

 

병아리는 보통 한 달~ 한 달 반 가량이면 거의 다 자라는 것 같습니다.

병아리는 생각보다 시끄럽고 냄새도 많이 나기 때문에 21일간 열심히 부화한 뒤 보름 가까이 키웠지만 더 이상 병아리 소리와 냄새 때문에 키우질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당근에 올려도 괜찮고 또는 애완닭 카페나 병아리 농장으로 보내면 됩니다.

 

키울 수 없다고 야생에 방생하면 자연의 섭리일 수 있겠지만 십중팔구 길고양이에게 먹힙니다.

 

전 일단 잘 키워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될 때가 된다면 다시 할아버지댁으로 데려가려고 합니다.

 

총 8개의 달걀 중 3마리만 부화에 성공했습니다(발생조차 하지 않은 달걀 2개 제외).

어쩌면 오늘까지도 더 부화할 수도 있었을텐데 3마리가 있기에 부화기 안이 너무 좁고 먹이통을 마련해주겠다고 건드렸는데 좀 많이 아쉽습니다.

 

많이 부화되지 않아서 아쉬운 게 아니라 혹시나 잘 자라고 있고 곧 파각해서 나오려고 준비하던 아기들이었는데 제가 건드리는 바람에 죽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내일까지만 더 기다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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