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에 할아버지댁에서 가져온 알을 자작 부화기에서 부화시켜 현재 청계 병아리를 세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꾸준히 관찰도 하고 좀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육추기를 구매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병아리 부화기에서 육추기로 이사한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1. 기존 부화장 속에 있던 병아리들
갓 태어난 병아리에게는 24시간 동안에는 물도, 먹이도 주지 않는 것이 좋지만 그 이후부터는 물과 으깬 노른자를 주는 것이 좋다고 하여 부화기 속에 넣어 둔 모습입니다.
더 이상 추가로 부화하는 병아리는 없을 것 같아서 나머지 부화하지 못한 알들은 다소 죄책감을 느끼며 모두 치웠습니다.
그러곤 하루 정도 더 있었는데 아무래도 노른자 때문인 건지 냄새가 너무 고약했습니다.
노른자를 담아둔 그릇도, 혹시나 물에 빠져 죽을까봐 얕은 뚜껑에 물을 담아준 것도 병아리 똥과 노른자가 뒤섞여 오염되는 바람에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병아리들이 생활할 공간도 넓히고 오염이 쉬운 모이통과 물통도 바꿀 겸 여러 블로그와 유튜브를 검색하며 자작 육추기를 만들어보려 했지만 투명한 창을 원하는 만큼 만들 수가 없어서 그냥 쿠팡에서 육추기를 18,000원에 구매했습니다.
2. 육추기로 병아리 이사하기
반 조립형으로 육추기가 도착했습니다. 검은색은 플라스틱 바퀴입니다.
바닥도 있고 벽도 있고 병아리 3마리 키우기엔 생각보다 썩 마음에 들었습니다.
먼저 벽을 세워주었습니다.
고리 구조로 되어 있어서 쉽게 끼워 세울 수 있습니다.
맨 바닥 위에 바닥을 쟁반 같은 바닥을 하나 더 깔아주는 구조입니다. 바닥까지 더러워지면 저 바닥만 따로 꺼내어 씻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검은색 손잡이를 젖혀 그물망 창을 열 수 있습니다. 아예 떨어지는 구조는 아니고 고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아직 햇병아리들이라 많이 추울까봐 이 위에 A4용지 종이를 깔고 그 위에 수건으로 눌러서 온기가 나오는 걸 막아주었습니다.
앞에서 육추기를 본 모습입니다.
검은색 고리 모양을 미닫이 형식으로 열고 잠그는 구조입니다. 고리를 당기면 앞쪽 벽의 일부분인 앞문이 열립니다.
현재 여러 장의 종이와 그 위에 키친타올 등 화장지를 깔아주었는데, 병아리가 똥을 싸면 앞문을 열고 화장지를 갈아주고 있습니다.
육추기 양쪽의 옆면 벽에도 공기 구멍이 숭숭 뚫려 있습니다.
아직 많이 추울 것 같아서 아이들의 안 쓰는 L자 파일을 잘라 양쪽을 막아두었습니다.
그렇게 해도 여기저기 틈이 많이 있어서 환기에는 전혀 지장이 되지 않습니다.
바닥에는 원래 부화기에도 있었던 작은 온열 패드를 깔고 그 위에 종이와 화장지를 덮어 두었습니다.
대신 열기가 빨리 올라오지 않을 것 같아서 핫팩 두 개를 함께 넣어 두었습니다.
육추기로 이사한 첫 날은 세 마리 모두 아직 온열 패드에서 열기가 충분히 전달이 되지 않아서인지 핫팩 위에서 웅크리고 잤습니다.
원래는 쿠팡에서 모이통도 함께 샀는데 육추기 크기에 비해 모이통이 너무 커서 병아리들이 활동할 공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품을 뒤져서 새우젓이 담겨 있던 통을 자르고, 밀키트에서 뭔가가 담겨 왔던 소스통을 그 위에 엎어 병아리들이 모이통에 들어갈 수 없도록 막은 뒤 거기에 사료를 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물통은 오렌지 주스 병을 잘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똑같은 사이즈의 물병이 2개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쓸 만한 플라스틱 병이 없어서 집에 있는 캠핑용 소스통 하나에다 물을 담아 구멍을 뚫어 놓은 주스병에 거꾸로 꽂아 주었습니다.
주스병 바닥 높이와 비슷해지면 물이 더 이상 흘러 나오지 않고 수위가 낮아지면 소스통에 있는 물이 바닥 높이 만큼 다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폐품을 활용해 만든 주스병에는 병아리 머리만 들어갈 수 있도록 구멍을 뚫었기 때문에 예전만큼 심각한 오염이 되지도 않고 병아리가 그 위에서 넘어져서 털이 온통 젖는 불상사도 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화장지를 갈아주고, 틈틈이 치워 주고도 있지만 먹고 싸고 자는 게 아기들의 일상이기 때문에 금방 더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육추기에 바람이 많이 들어가서 추울까봐 육추기 위에 아이들이 아기 때 쓰던 겉싸개를 덮어주었습니다.
밤에는 육추기를 겉싸개로 완전히 덮어주었더니 어두워서 그런지 더 잘 자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조용해지고 가끔씩 "삐삐삑"하는 잠꼬대 같은 소리만 들리고 있습니다.
3. 육추기 구매 후기
모이도 노른자가 아닌 1단계 초이 사료로 바꿔 주었더니 냄새도 훨씬 덜 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물고기나 식물이 아닌 이상 동물을 집에서 키운다는 것은 어느 정도 냄새를 감수해야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더 자주 환기를 시켜 주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병아리를 더 잘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좀 더 넓어져서 그런지 아니면 이제 어느 정도 병아리에게 적응해서 그런 것인지 더 적극적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처음에 태어난 미숙아 병아리가 여전히 건강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온 가족이 온통 그 병아리에게 애가 쓰이는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비교적 잘 키워서 중병아리가 되어 할아버지댁의 닭장으로 건강히 보내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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