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변기를 온라인으로 구매하여 설치했습니다. 몇 가지 준비물만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셀프로 변기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변기에 칫솔 같은 것을 떨어뜨려 물이 잘 안 내려간다면 이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업체를 부르지 않고도 직접 변기를 뜯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1. 변기 구매하기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변기를 구매했습니다. 변기를 구매할 때 3가지 조건으로 인근 도기상에 전화하여 원하는 변기가 있는지, 가격대는 어떤지 물어봤었습니다. 3가지 조건은 바로 ① 국산, ② 치마형, ③ 원피스입니다.
변기가 도기이다보니 화물 배송으로 온다고 해도 혹시나 미세하게 금이라도 가는 경우 교환하거나 반품하는 데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인근 도기상에서 구매하고 배송 서비스가 없다면 직접 사러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비싸더라고요. 로얄(브랜드명) 제품이 24만원 가량이었습니다. 물론 로얄 제품이 국산이라는 것만 알고 있고 도기 브랜드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생각보다는 비쌌습니다.
이왕이면 대림 제품을 사고 싶었는데 대림은 보통 oem으로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만 있었으며 35만 원 가량이었습니다. 심지어 로우탱크(물탱크가 낮은 것)면 45만 원이라고 하시더군요. 설치비 및 배송비가 포함되지 않은, 순수하게 변기와 해당 부속품만 구매하는 비용입니다.
그래서 결국 모험 삼아 온라인으로 구매했습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찾아본 결과 동서 INUS(이누스)라는 회사로 국산 제품이며 원피스, 치마형, 로우탱크 모델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24만 원이었으며 배송비는 경동 화물을 이용하여 15,000원이었습니다.
이누스에서는 비데도 만드는데, 코웨이와 노비타 비데를 쓰다가 자꾸 고장이 나서 이누스 비데로 바꿨었고 몇 년째 고장 없이 잘 사용하고 있기에 브랜드 인지도는 실제로 어떤지 몰라도 저희는 꽤 좋게 생각하고 있는 브랜드였습니다.
심지어 변기가 너무 예쁘게 생겼더라고요.
그래서 거실 화장실과 안방 화장실에 각각 설치할 생각으로 총 2개를 구입하여 배송비까지 51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참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대일 도기> 동서 INUS C959 원피스 양변기 판매 페이지
2. 변기 설치 전 확인 및 준비사항
저희는 구매할 때 위의 시공도면에서 빨간색 둥근 사각형으로 표시한 크기만 확인했었습니다.
즉, 벽에서 정심(변기 물이 빠지는 곳)까지 295mm만 나오면 설치에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공 도면에 나온 수치에 따라 벽면에서 정심까지 295mm가 충분히 확보되는지 확인을 했었죠.
정확하게 300mm로 되기에 의심의 여지없이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변기를 설치하기 위해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위의 시공 도면에서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의 거리도 확보되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변기에 연결되는 수전이 변기 중앙에서 220m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즉, 충분한 공간을 두고 변기 측면에 수전이 위치하게 돼야 합니다. 하지만 저흰 이 부분을 간과했죠.
변기마다 확보해야 하는 공간이 다르기 때문에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하고 구매하세요.
저희가 구매한 제품은 동서 INUS C959 양변기입니다.
변기를 구매할 때 관련 부속품이 포함된 가격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위의 부속품 말고도 변기와 상수도관을 연결해 줄 수전도 함께 받았습니다.
위의 부속 이름은 확인해보니 플랜지구라고 하네요.
플랜지구가 정심에 잘 들어가는지 확인해봤습니다. 플랜지구는 변기 아랫부분에 흰색 플라스틱 부품을 사용해서 연결하면 됩니다.
양변기 아랫부분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변기 후면에서 동그란 구멍 즉, 정심에 놓일 부분까지 길이를 측정하는 모습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수전 위치 때문에 일이 그렇게 어려워질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끽해야 2시간이면 양변기 2개 모두 설치하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양변기 설치 시 준비물
교체할 양변기, 양변기 부속(구매처에서 함께 구매), 파이프렌치 또는 몽키 스패너, 테프론 테이프, 백시멘트, 물
3. 양변기 설치를 위해 기존 양변기 및 수전 철거하기
양변기를 떼어내는 것은 쉽습니다. 우선 양변기 후면에 보면 밸브가 하나 있습니다. 밸브를 돌려서 잠가주세요.
물을 여러 차례 내려서 물탱크 속에 있는 물을 전부 비워주세요.
변기는 도기로 되어 있어서 변기 자체 무게만으로도 대략 30kg 가까이 됩니다.
그런 다음 변기에 물을 공급하는 호스 주변에 있는 플라스틱 부분을 풀러주세요.
변기와 수전이 연결된 부분을 모두 끊어주었다면 이제 변기를 떼어낼 차례입니다.
변기를 힘을 주어 옆으로 움직여주면 아래 백시멘트가 깨집니다. 몇 번 그렇게 들썩들썩해주면 완전히 들립니다. 그렇게 떼어내면 됩니다.
떼어낸 다음에는 하수구에서 온갖 집의 악취가 올라오는데다 혹시나 물건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니 비닐봉지를 하수구 구멍보다 크게 뭉쳐서 입구를 막아주세요.
교체한 양변기는 버리려면 행정 동마다 담당 폐기물처리업체가 있으니 동사무소에 전화하면 알 수 있습니다. 폐기물처리업체에 전화하여 수거를 요청하면 됩니다. 그러면 업체에서 수거 후 처리 비용과 계좌를 알려주십니다.
조금 더 비용을 아끼시려면 근처 마트에서 폐기물자루를 구매하여 변기를 깨서 담아서 버리면 됩니다. 물론 폐기물자루에 담아도 건물 앞에 내놓은 뒤 폐기물처리업체에 전화하여 수거를 요청해야 합니다. 이때는 자루 비용만 듭니다. 자루는 50리터 1장에 3,480원입니다. 다른 곳에서 구매해 본 적은 없으니 지역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파트에 거주하신다면 관리실에 말씀드리면 관리실에서 폐기물업체에 전화하여 수거 요청해주십니다. 물론 수거 비용은 관리실에 내면 되겠죠.
*양변기에 물건을 떨어뜨려 물이 잘 안 내려갈 때
재작년쯤 양변기 청소를 하겠다고 스펀지가 달린 수세미로 변기를 닦다가 물을 내릴 때 실수로 수세미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변기가 막힌 적이 있었습니다. 칫솔이나 면도기 또는 저처럼 수세미를 빠뜨리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데, 이 물건들이 하수구로 잘 빠져나가면 다행이지만 변기에 걸리면 물이 잘 내려가지 않게 됩니다.
물을 아무리 내려도, 또는 옷걸이를 이용해서 꺼내려고 해봐도 걸리지 않죠.
그럴 땐,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수전을 잠그고 물을 한 번 내려서 탱크에 있는 물을 비워주세요.
호스를 풀러준 뒤 양변기를 들썩들썩하여 백시멘트를 깨고 떼어내면 됩니다.
떼어내서 옆으로 눞인 뒤 천천히 살펴보세요. 분명 변기 물이 흘러내려가는 중간에 걸려 있을 겁니다.
물건을 잘 뺐다면 이제 다시 설치하면 됩니다. 설치 방법은 아래 4번을 참고해주세요.
아파트에 거주하고 계시다면 현관 밖의 계량기 있는 곳으로 가 계량기 수도를 잠가주세요.
계량기함 있는 곳의 수도를 잠그지 않으면 변기쪽 수전을 떼어내자마자 벽에서 분수쇼를 볼 수 있습니다.
잘 잠가주었다면 이제 기존의 낡은 수전을 제거해야 합니다.
몽키 스패너나 파이프렌치를 이용해서 풀러줍니다.
4. 양변기 설치하기
양변기를 구매할 때 함께 온 흰색 플라스틱 부품을 이용해서 양변기에 플랜지구를 결합해 줍니다.
너무 간단해서 찍지 않았는데 그냥 끼우고 돌리면 되는 방식입니다.
변기를 살 때 오는 수전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변기 물탱크가 너무 낮고 양변기 뒷마감이 깔끔한 제품이라 수전이 변기 아래에 들어갈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수도관 위치가 조금만 더 옆에 있거나 하다못해 2cm 가량만 아래에 있었어도 이런 문제는 없었을 텐데 이때부터 변기를 다시 사야하나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급한 대로 세탁기용으로 사둔 수전으로 바꿔 달아준 뒤 방향을 틀어 되도록 변기와 부딪치지 않도록 달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변기 탱크가 수전에 닿여서 변기가 둥 떠 있었습니다.
급하게 근처 철물점에 전화하여 필요한 부품을 설명하여 해당 부품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가서 구입해 왔습니다.
수도배관용 ㄱ자 엘보입니다. 물이 새지 않도록 테프론 테이프로 꼼꼼히 잘 감싸주었습니다.
ㄱ자 엘보 덕분에 겨우 양변기를 정심 위에 잘 안착시킬 순 있었지만 아무래도 각도가 안 나옵니다.
만약 구매한 양변기가 로우탱크가 아닌 일반 탱크였다면 위와 같이 수전이 닿이는 문제는 없었겠죠.
2시간에 2개 모두 설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일이 수전 위치로 인해 1개 설치에도 5시간이 넘는 대공사가 되었고
결국 변기를 놓을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비뚤게 놓기로 했습니다.
배관 부속품이 연결되는 모든 곳은 테프론 테이프로 꼼꼼히 잘 감싸주어야 물이 새지 않습니다. 한 겹이 아니라 여러 겹이 돼도 되니 충분히 감싸주세요.
수전을 모두 연결했다면 변기를 안착하기 전에 우선 계량기의 수도를 열어서 물이 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주변의 물기를 잘 닦아낸 뒤 벽에서 흐르지는 않는지, 부속품이 연결된 곳 마다 물이 배어나오지는 않는지 잘 만져보세요.
물이 새지 않는다면 이제 계속 진행하면 됩니다.
만약 물이 샌다면 새는 부분 부품을 풀어 테프론 테이프를 다시 칭칭 감고 단단히 결합시켜주세요.
변기를 들어서 정심 위에 잘 안착시켰다면, 아직 수전을 연결할 타이밍은 아닙니다.
수평을 잡아야죠.
수평이 맞지 않다면 변기 밑에 장판이나 타일 등 덧댈만 한 단단한 것들을 찾아 덧대어가며 수평을 잡아줍니다.
수평을 잘 잡아주었다면 이제 백시멘트를 반죽하여 바닥에 바를 차례입니다.
양변기 1개 설치하는 데 백시멘트는 1kg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정도는 다이소에서 구매하시면 됩니다.
더 많이 필요하다면 큰 철물점이나 도기를 구매하는 곳에서 구매하세요.
전 베란다, 화장실 2곳 등에 쓸 거라 백시멘트가 많이 필요해서 20kg 한 포대를 5,500원에 구매했습니다.
백시멘트는 바가지 같은 곳에 종이컵으로 떠서 사용하면 됩니다.
다 쓰고 나면 물로 씻으면 깨끗해집니다.
종이컵으로 백시멘트 3컵 대충 떠서 넣습니다. 소복하게 뜨지 않았습니다.
변기 1개 설치할 때 바를 수 있는 양이 나옵니다.
그런 다음 종이컵으로 물 1컵하고도 약간 더 들어가는 데 한 번에 다 붓지 마세요.
백시멘트는 뻑뻑해서 물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 보여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질척질척해집니다.
물을 처음엔 반 컵 정도 붓고 나무젓가락으로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섞어주세요. 반 컵으론 택도 없을테니 어느 정도 섞다가 반 컵 더 골고루 뿌리고 나무젓가락으로 반죽하여 더 뭉쳐줍니다.
혹시 떡 반죽 해보신 적 있나요? 쌀가루에 물을 부어 포실포실하게 떡가루를 만들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바닥까지 싹싹 긁어가며 나무젓가락으로 반죽했어도 아직 물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한 모금 정도 되는 양으로 조금씩 부어가며 반죽해주세요.
백시멘트의 완성형 질감은 나무젓가락을 뚝 떼었을 때 질척거리는 것 없이 백설기 뚝 떨어지는 느낌으로 떨어집니다.
잘 모르겠다면 그냥 뻑뻑하게만 반죽하시면 됩니다. 질척거리면 백시멘트를 계속 부어서 양이 늘어나지만 뻑뻑하면 물 조금씩 묻혀가면서 손으로 뭉쳐서 사용하면 되거든요.
지점토나 요즘 나오는 클레이 보다 조금 더 뻑뻑하게 반죽해주시면 됩니다.
뭉쳐서 변기를 둘러서 쭉 붙여주세요.
백시멘트를 뭉쳐서 변기 둘레에 다 붙여주었다면 이제 다듬을 차례입니다.
장판 조그만한 조각 같은 것이나 못쓰는 카드를 사용해서 물 묻혀 가면서 싹싹 발라주면 됩니다.
마치 화장실 가다가 누구랑 싸워서 토라진 자세로 비뚤게 앉아 볼 일을 볼 수 있는 위치가 되었습니다.
우선 다른 일이 급해서 이렇게 설치해 놓았었지만 나중에 거실 화장실 변기까지 모두 설치한 다음 위의 변기는 뜯어서 다시 설치했습니다.
벽의 수전이 양변기에 부딪치지 않도록 하려고 바닥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장판을 대서 마치 공중부양하듯이 띄워야 했습니다.
백시멘트를 모두 발랐다면 충분히 굳을 수 있도록 이제 하룻밤 그대로 두시면 됩니다.
다음날 이미 설치해 둔 수전을 양변기에 연결만 해주면 됩니다.
연결하고 나서는 물이 잘 나오는지, 변기에 물을 받아 한 번 더 내려보세요.
5. 이누스 변기 뚜껑 설치하기
공사 중인 곳은 시부모님께서 이사하실 아파트입니다.
셀프 인테리어 중이라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리고 있어서 기존 집에서 비데를 떼어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공사 중에도 화장실은 써야하니 아쉬운 대로 일단 양변기 뚜껑을 달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양변기가 로우탱크로 아래쪽에 손을 넣어 뚜껑에 결합할 부속품을 연결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보니 위에 뚜껑 결합용 부속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조금 다른 부속품이 왔습니다.
그래도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설명서 따라 진행하면 됩니다.
도기 구멍 위에 함께 온 투명한 칼블럭 같은 부속품 하나 끼우고 그 위에 검은색 고무 같은 부속품 하나 더 끼웁니다.
그런 다음 플라스틱 부품을 대고 검은색 고무를 넣은 곳에 나사를 박아줍니다.
플라스틱 밑판을 다 조였다면 뚜껑을 위에 끼우고 위에 돼지코처럼 보이는 구멍에 나사를 박아준 뒤 마감하는 작은 뚜껑을 끼워주면 끝입니다.
마무리된 모습입니다.
요즘은 변기가 잘 나와서 변기 아래쪽에 물때가 끼지 않도록 물 나오는 구멍이 아래쪽에 나 있더라고요.
로우탱크는 기존의 변기처럼 물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느낌은 나지 않습니다.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조용합니다. 그리고 비교적 오래 누르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좌충우돌로 양변기를 설치했습니다.
변기를 설치할 땐 꼭 공간 확보가 잘 되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변기 교체하는 방법을 알아두시면 살면서 변기 백시멘트 부분이 갑자기 깨졌다거나, 변기가 깨졌다거나, 변기가 고장났다거나, 변기에 물건이 떨어져서 변기 물이 잘 안 내려갈 때 굳이 업체를 부르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변기가 무거우니 함께 들어주고 도와줄 사람 1명만 있으면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없어도 혼자서 다소 낑낑대며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업체 출장비만 5만 원이더라고요.
그럼 한 번 도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어차피 업체를 부를 거라면 시도라도 해보고 불러도 늦지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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