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유정란을 구하여 부화기에 21일간을 넣어두면 부화가 되어 병아리가 나옵니다. 요즘은 예전과는 다르게 가정에서 시도해볼 수 있도록 소형 달걀 부화기(6구~8구)도 나오지만 오늘은 집에서 직접 달걀 부화기를 제작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유정란 획득
달걀을 부화하려면 당연히 유정란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설날에 할아버지댁에 갔다가 고모부께 유정란을 9알 받아왔습니다. 부화 시도해봐도 되냐고 여쭤보니 이미 달걀을 씻어서 될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24도 이하에서 보관된 알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부화기에 넣어 부화를 시도해봐도 되기에 일단 작년 설날에 만들어두었던 자작 달걀 부화기를 꺼냈습니다.
위의 사진은 13일(화)에 검란한 모습입니다.
9알 전부 검란을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4알 정도를 확인해 본 결과 모두 발생되어 있었습니다.
달걀을 검란하려면 휴대폰 손전등 기능을 켠 뒤 달걀에 바짝 붙여보면 위의 사진처럼 빛이 달걀을 통과하게 됩니다.
위의 사진에 자세히 보시면 왼쪽으로는 둥근 공기층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핏줄이 보입니다.
이렇게 3월 2일이 되면 21일차가 되면 병아리가 알을 깨고 부화를 하게 되겠죠.
물론 성공했을 경우입니다.
달걀 부화기란?
요즘은 가정에서도 달걀을 부화시켜 볼 수 있도록 소형 부화기를 판매합니다.
달걀 부화기의 부화율이 100%가 아니기 때문에 되도록 달걀을 가득 넣고 시작하는 편입니다.
달걀이 부화하기까지 필요한 기간은 21일, 온도는 38.6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합니다(저희 할아버지 말씀).
습도도 중요하고 말이죠.
그리고 하루에 4번 정도를 굴려줘야 합니다. 이렇게 달걀을 굴리는 과정을 "전란"이라고 합니다.
그럼 하루 4번이니 대략 6시간에 한 번씩 달걀을 굴려줘야 하며, 38.6도 가량의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고 습도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18일 정도 꾸준히 사람 손으로 직접 확인하고 굴려주는 게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달걀 부화기는 이 일을 아주 간편하게 해주는 기계입니다.
달걀 부화기 안에 넣고, 하루에 한 두 번씩 물통에 물만 채워주면 스스로 온습도를 유지하며 6시간 정도에 한 번씩 달걀을 굴려줍니다.
달걀 부화기 6천원으로 자체 제작하기
이미 달걀을 부화하였거나 부화에 실패한 분들이 당근에 부화기를 내놓기도 합니다만
작년에 제가 자작 달걀 부화기를 만들었을 땐 하필 당근에 판매하는 게 없었고,
심지어 명절(그때도 설날)이라 부화기에 필요한 물품을 살만한 오프라인 매장이 없었으며
당장 수중에 유정란은 있는 상태여서 급하게 쿠팡으로 부화기 제작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했습니다.
바로 발열패드입니다.
네, 달걀 부화기 6,000원으로 제작했습니다.
하필 작년에 제작할 때 찍어놓은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서 현재 상태를 참고하여 설명으로 대체합니다.
지금은 달걀들이 위에 얹어져 있어서 발열패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위의 발열패드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분들은 발열패드를 왜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후기를 보니 대략 45도 안팎으로 유지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달걀들은 38.6도 가량을 유지해줘야 하니 딱 괜찮겠다 싶어서 주문했습니다.
크기는 위의 스크린샷에 나온 것처럼 70mm × 180mm로 손바닥만한 크기입니다.
USB 타입의 5V로 전기도 별로 먹지 않을 것 같아서 주문했습니다.
자작 달걀 부화기 준비물
아이스박스 소형, 헌옷이나 수건, 발열패드, 분무기, 온도계
준비물은 위와 같습니다.
우선 보온하기 위해 아이스박스 소형이 필요합니다.
마침 온라인으로 반찬을 구매할 때 딸려온 아이스박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스박스 한쪽 벽의 아래쪽을 뚫습니다. 뚫는 이유는 쿠팡에서 구매한 발열패드의 선이 통과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구멍이 너무 크면 온도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이 통과될 정도만 뚫어주세요.
포스팅하겠다고 방금 찍은 사진입니다.
아이스박스로도 모자라 보온을 위해 은박지로 아이스박스 안을 모두 감싸주었습니다.
발열패드는 은박지 위에 있으며 혹시 물이 흘러 위험할 수 있으니 지퍼백 안에 넣었습니다.
그런 다음 아이들이 이젠 작아져서 입지 못하는 내복을 하나 깔아주었습니다.
내복 위에 아이들이 전란할 때 앞뒤를 구분할 수 있도록 달걀 위에 번호를 적어준 뒤 내복 위에 얹었습니다.
전란할 때마다 각 달걀들의 온도를 확인하며 40도가 넘는 달걀들은 바깥쪽으로, 35도 정도밖에 안 되는 달걀들은 안쪽으로 옮겨가며 전란을 해주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열패드 한 중간은 42도까지 치솟길래 바닥에 버리려던 플라스틱 뚜껑을 하나 깔아주었습니다.
플라스틱 뚜껑을 깔아준 이유는, 천을 깔면 더 뜨거울 것 같아서 플라스틱으로 열전도율을 낮춰서 온도를 조금 낮춰주기 위함입니다.
며칠 온도를 재 본 결과 효과가 있습니다.
온습도계도 넣어주고, 습도를 맞춰주려고 플라스틱 용기에 물도 넣고 티슈도 한 장 깔아주었지만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방치해두고 전란할 때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달걀이 춥기 때문에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핸드타월로 덮어주었습니다.
뚜껑을 열지 않고도 온습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아이스박스 안에 온습도계를 넣고 아이스박스 뚜껑에 창문도 내주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보다시피 습기가 차서 안이 아예 보이질 않거든요.
혹시 산소 부족 사태가 벌어질까봐 구멍도 세 개 내주었습니다.
자작 달걀 부화기 효과
작년 설날에 만들었는데 18일 정도가 될 때까지 전란도 꾸준히 해주고 온습도도 유지해주었는데 작년에 실패했었습니다.
부화기를 만들기 전에 예약해 둔 캠핑이 19일쯤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18일쯤부터는 전란을 하지 않는 기간이어서 캠핑을 다녀오면 21일차로 집에서 삐약삐약 병아리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무척 기대하며 들어왔었습니다만 2박 3일간 온습도를 체크해주지 않아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이었는지 15일쯤까지 검란하며 무럭무럭 잘 자라는 걸 확인했었는데 실패했었습니다.
올해 다시 한 번 더 도전하게 되었는데
10마리 전부 부화되기는 바라지도 않고 다만 1~2마리라도 병아리로 알을 깨고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부화 21일이 지난 3월 초에 달걀 부화 두번째 도전기 결과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병아리 부화 10일차 성장 기록(급사, 장애, 비행 등)
부화 만 4주차 청계 병아리, 이젠 안녕(지금껏 알게된 정보 총 정리)
'내돈내산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대 후문쪽 제육 볶음이 맛있었던 전통 시골 추어탕 후기 (0) | 2024.02.28 |
---|---|
울산 아라스치로폴에서 아이소핑크 단열재 구매한 후기 (0) | 2024.02.27 |
KB자동차 다이렉트 5년 이상 이용하고 있는 이유 (0) | 2024.02.14 |
크로와상 생지 구입 및 집에서 크로플 안 눌러붙게 굽는 방법 (0) | 2024.02.12 |
명절 당일 가족과 함께 먹은 보성녹돈참숯구이 (0) | 2024.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