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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 만 4주차 청계 병아리, 이젠 안녕(지금껏 알게된 정보 총 정리)

by 모도리s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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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과 4일에 총 3마리를 부화하여 일주일 만에 한 마리를 잃은 뒤 갖은 정성과 보살핌 끝에 만 4주차가 된 청계 병아리들을 할아버지댁의 닭장으로 보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만 4주차의 청계 병아리 습성과 먹이, 그리고 큰 닭들과의 합사 이야기를 다룹니다.

 

목  차
1. 만 4주차 청계 병아리 먹이
2. 만 4주차 청계 병아리 습성
   2-1. 병아리 의사소통
   2-2. 병아리 활동 범위
   
2-3. 병아리 호기심
   
2-4. 병아리 털 날림과 똥
   
2-5. 밤에 병아리 잘 때
3.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4. 이젠 안녕
5. 그 외
   
5-1. 부화 시
   
5-2. 병아리 먹이
   
5-3. 안연고, 항생제 등

 

1. 만 4주차 청계 병아리 먹이

육추기와 종이 박스로 만든 병아리 집
청계 병아리 집

 

만 4주차가 된 청계 병아리들은 모이를 먹는 양도 확연히 늘었습니다.

이젠 작은 모이통에 담아준 양만으로는 부족하여 분리수거하려고 내놓았던 패트병과 플라스틱 물건을 재활용하여 자동급식이 되도록 모이통을 새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전히 모이는 쿠팡에서 구입했던 6주 미만 병아리를 위한 초이사료를 먹이고 있습니다.

 

식사를 준비할 때 가끔씩 나오는 당근이나 양상추 조각 채 썬 것을 한 두 조각씩 주거나 딸기 꼭지, 바나나껍질 등을 조금씩 줘봤지만 흥미가 생겨 쪼아보거나 딸기의 경우 꼭지에 붙어있는 빨간 과육 부분만 먹고 잎사귀 부분은 먹지 않았습니다.

 

자동급수가 되도록 만들어둔 물통을 한 번씩 엎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힘이 넘쳐서 엎어버린다기보다는 이 녀석들이 물이 깨끗하지 않아서 엎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통을 엎은 줄 모르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병아리가 삐비빅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어쩌면 사람에게 물통 새로 갈아달라고 항의하는 소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을 마시는 양도 많이 늘었습니다.

물통을 엎어버린 날은 뒤늦게 엎어진 물통을 발견하여 깨끗한 물로 다시 채워 주면 한참을 물만 마십니다.

 

2. 만 4주차 청계 병아리 습성

청계 병아리 두 마리가 아이 어깨에 올라가 있는 모습
큰 아이의 찐 행복 모먼트

 

2-1. 병아리 의사소통

주 양육자는 큰 아이입니다. 그래서 병아리들도 큰 아이가 병아리 집 위에 얹은 투명한 리빙박스 뚜껑을 치워주면 바로 아이의 팔이나 어깨 또는 머리 위로 날아올라 한참을 아이 주변에서 놉니다.

 

다른 사람이 잡으려고 하면 "삐약삐약"하고 웁니다.

"삐약삐약"은 나름대로 굉장히 겁이 나거나, 걱정될 때 내는 소리입니다.

 

그 외엔 삐비빅, 삑삑, 뾰로로록 등등의 소리를 냅니다.

 

자세히 관찰하면 두 마리가 서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2. 병아리 활동 범위

50cm 정도는 가볍게 날 수 있습니다.

상자 안에서 날아올라, 앉아있는 아이 머리까지 이동하기도 하고 상자 밖의 바닥으로 넘어오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상자 난간에 위태롭게 앉아있는 걸 좋아합니다.

상자 난간의 폭이 너무 좁기 때문에 가끔 중심을 잃고 넘어질 것 같으면 구해달라고 엄청 다급한 소리로 "삐비비비비비비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손을 대고 다리를 받쳐줍니다.

 

하지만 손가락이나 횃대에는 거의 앉지 않습니다.

 

청계 병아리를 손 위에 올린 모습
아빠의 반 강제 힐링 타임

 

이렇게 손바닥에 앉는 걸 좋아합니다.

남편의 손가락을 횃대 삼아 앉아있는 모습이 아니라 큰 아이에게로 넘어가려고 자세 잡는 모습입니다.

큰 아이가 병아리 집 안의 병아리 똥을 치우고 키친타올과 이면지를 깔아주는 동안 병아리가 방해하지 않도록 남편이 병아리를 강제로 데려온 모습입니다.

 

물론 평소엔 큰 아이가 작은 아이의 도움을 받아 거의 다 합니다.

작은 아이는 병아리가 부리로 쪼을까봐 가까이 가고 싶지만 무서워서 가까이 가질 못합니다.

집 주변을 탐색하는 병아리들
집 주변을 탐색하는 병아리들

 

2-3. 병아리 호기심

병아리 집 안을 치워줄 땐 이렇게 병아리들이 밖으로 나와 상자 주변을 한참을 돌아다닙니다.

하지만 결코 큰 아이에게서 멀리 떨어지진 않습니다.

어쩌다 안전거리 밖으로 나간 것 같으면 아주 후다닥 타조처럼 달리거나 푸드덕하고 날아서 아이 곁으로 갑니다.

 

검은 병아리는 이름이 '설이'인데 설이는 호기심이 왕성해서 혼자서 열심히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낯선 곳도 한 번 가보고, 강아지가 노즈워킹하는 것처럼 부리로 뭐든 쪼아봅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목을 한껏 빼서 구경합니다.

목이 상당히 깁니다.

 

하지만 호기심도 성격따라 가는 것이어서 검은색 병아리인 설이는 뭐든 일단 덤비고 보는 편인데 매사에 신중하고 조심성이 많은 회색 병아리 까니는 일단 한참을 관찰한 다음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어야 움직이는 편입니다.

 

그리고 까니는 설이가 자기 시야에서 사라지면 "삐약삐약"하며 설이를 찾습니다.

 

상자 안쪽을 안 찍었는데, 상자 안쪽은 하도 부리로 쪼아서 너덜너덜 거의 구멍이 날 정도로 뜯긴 곳도 있습니다.

매번 큰 아이 팔에 올라갈 때마다 아이의 스마트워치를 쪼아봅니다.

 

고개를 갸웃하며 뭔가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2-4. 병아리 털 날림과 똥

회색 병아리는 이름이 '까니'로 처음부터 약하게 태어난 녀석입니다.

태어난지 3일이 되도록 눈을 못떠서 남편이 따뜻한 물에 면봉을 적셔서 눈을 문질러주어 눈을 뜨게도 만들었고, 항문막힘증이 있어서 항상 똥꼬에 똥을 매달고 다녔는데 아이가 아무리 닦아줘도 처음부터 눌러붙었던 것이 떨어지질 않자 남편이 3주차쯤 떼어줬더니 그때부터는 똥꼬가 깔끔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브라질왁싱까지 한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1주일이 지나도 똥꼬 주변의 털이 나는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털이 아예 안 날까봐 큰 아이가 한 걱정을 했습니다.

 

병아리 솜털도 생각보다 많이 날립니다. 물론 고양이나 강아지에 비할 바는 아니긴 합니다.

자라려고 다리를 쭉쭉 피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날개를 활짝 펴고 푸드덕 거리는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이제 똥도 굉장히 양이 많고 그만큼 냄새도 많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종일 환기를 시키고 있지만 아무래도 특유의 냄새가 약하게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똥은 똥만 쌀 때는 따뜻한 케첩 같은 느낌이 납니다.

 

똥도 똥 나름이라 좀 더 되직한 똥이 있어서 키친타올에 똥만 덩그러니 남는 것도 있고 오줌도 같이 있어서 키친타올에 오줌 자국까지 같이 나는 것도 있습니다.

 

2-5. 밤에 병아리 잘 때

병아리 육추기는 아이들 방문 근처에 있습니다.

이제는 병아리들이 많이 컸고 날씨도 많이 따뜻해졌기 때문에 온열패드는 꺼두었습니다.

 

한동안 잠을 잘 때는 육추기 안에서 자고, 똥은 상자로 나와서 싸고 생활도 상자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날이 점점 따뜻해지다보니 온열패드를 꺼두었어도 육추기 안이 더운지 상자로 나와서 잡니다.

 

그렇게 상자로 나와서 잘 때부터는 밤에 잘 때 불을 끄면 잠 자기 전까지 두 녀석이 싸우는 것인지 엄청 시끄럽게 "삐비빅"합니다. 

불을 껐다고 항의하는 것인지, 두 녀석이 잠자리를 가지고 싸우는 것인지 정확히 알 길은 없습니다만 그러다 갑자기 기절한 것처럼 조용해져서 보면 잠이 들어 있습니다.

 

제 생각엔 잠자리를 가지고 싸우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아침 저녁으로 최소 하루 두 번, 많으면 서너번까지도 똥을 치워주지만 병아리들이 수시로 똥을 싸기 때문에 똥을 깔고 자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운다거나, 횃대로 올라가려는 설이에게 까니가 잔소리를 하고, 둘이 그걸로 싸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새벽에 제가 한 번씩 아이들 잠자리도 봐줄 겸 가보면 살짝 깨는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삐비비빅"합니다. 하지만 이내 잠이 듭니다.

 

 

3.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TWS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춤추는 모습
이미지 출처: Youtube, TWS 공식 채널,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이제는 더 이상 집에서 키울 수가 없어서 할아버지댁의 닭장으로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냄새도 많이 나는 것도 문제고, 저희는 더 넓은 사육장이나 벌레, 흙 등 병아리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육추기에 넣어서 할아버지댁으로 가져와 닭장에 들어간 뒤 육추기 문을 열었습니다.

 

닭장을 돌아다니는 병아리들
한참을 있다가 드디어 육추기에서 밖으로 나온 병아리들

 

육추기 문을 열고 알아서 나올 수 있도록 가만히 두었더니 한참을 얼은 듯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상황 파악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큰 아이 쪽으로 드디어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큰 닭들이 열 몇 마리쯤 되어보였었는데 하필 갑자기 소나기도 내리고 낯선 사람들(저희 가족)이 들어가자 놀라서 모두 집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닭장에 닭과 병아리가 있는 모습
청계 병아리의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비가 점점 거세어지기에 병아리들에게 안 좋을 것 같아서 닭장 속의 닭 집에 병아리를 넣어주었습니다.

집에서 봤을 땐 완전 청년 병아리처럼 보였었는데 여기서 보니 아직도 햇병아리처럼 보입니다.

 

병아리들은 얼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큰 닭들은 사람들이 가까이 오니 다른 방(?)으로 건너가버렸습니다.

 

저번에 봤을 땐 다른 병아리들도 여러 마리가 있었는데 다들 어디로 보내버린 건지 병아리가 모두 없습니다.

친구를 사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른들 사이에서 쭈구리가 되었습니다.

 

밖에 나온 닭과 병아리의 모습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걱정이 되어서 1시간을 넘도록 닭장 밖에서 병아리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설이가 먼저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비가 살짝 그치자 큰 닭들도 밖으로 나왔습니다.

 

순식간에 큰 닭들로 시야가 가로막히자 까니가 "삐약삐약"하며 설이를 찾아 나섰습니다.

집에선 그렇게 우렁찰 수가 없는 병아리들 소리였는데, 여기서 진정한 "꼬끼오"를 계속 듣다보니 까니와 설이의 "삐약삐약"은 너무도 애처롭고 가녀리게 들려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4. 이젠 안녕

닭장 앞에서 병아리를 구경하는 아이들의 뒷모습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아이들

결국 설이와 까니는 닭장 문쪽까지 왔습니다.

아이들은 병아리들을 닭장 울타리 너머에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 가까이 있게 되자 병아리들은 흙도 쪼아보고 비가 와서 질척해진 흙이 발바닥에 붙은 것이 신경 쓰였는지 발도 털고 부리로 뭔가를 떨궈내기도 합니다. 

 

닭장 울타리를 사이에 둔 병아리와 아이
큰 닭이 무서워서 아이들 앞에서 떨어지지 않는 병아리들

 

저희가 조금만 닭장에서 멀어지면 텃새를 부리는 것인지 닭 중에서는 조금 작은데 찾아보니 금수남이라고 나오는 노란색 환공포증을 유발하는 닭이 계속 "꼬끼오"하면서 따라다녔습니다.

 

까니와 설이의 깃털 색을 똑 닮은 닭들이 있었는데 혹시나 어미일까, 까니와 설이를 돌봐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았지만 그건 인간의 바람일 뿐이었고 오히려 까니와 설이 근처에 가자 비키라는 듯 부리로 살짝 쪼아서 까니와 설이가 화들짝 비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아무리 오래 지켜봐도 원하는 그림이 나올 순 없는 것이어서 결국 우려를 한껏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다음 주에도 증조할아버지댁에 가자고 하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없어 그럴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저 건강히 잘 자라길 바라야겠습니다.

 

육추기는 집으로 가져와서 씻기 위해 옥상 수돗가에 가져다가 물을 뿌려놨습니다.

다음에 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사람 일은 혹시 모르니 잘 씻어 말린 뒤 창고에 가져다 둬야겠습니다.

 

이렇게 달걀부터 시작해서 만 4주차 병아리가 되어 헤어지기까지 2달 가까운 시간이 들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집에서 병아리 소리가 들려야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건강히 잘 헤어졌으니 다행입니다.

 

5. 그 외

5-1. 부화 시

병아리 부화 시 온도와 습도가 정말 중요합니다.

38~39도 사이로 유지하되 하루에 4번 정도씩 전란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달걀에 직접적으로 물을 뿌려주는 건 좋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화가 안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파각할 때 습도 때문에 물을 뿌려주려고 자주 문을 열었더니 찰나였지만 습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난막으로 인해 까니 눈이 붙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알 색깔은 병아리 색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청란이든 황란이든 모두 청계가 나왔습니다.

 

이번에 닭장에 가보니 청계만 있는 것이 아닌 관상용 닭인 금수남도 있고 토종닭도 있었는데 알 색깔은 다양했지만 어쩌다보니 청계란만 받아왔나 봅니다.

 

5-2. 병아리 먹이

달걀에서 병아리가 처음 부화했을 때, 노른자를 먹이라는 말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노른자를 먹였을 때가 위생상으로도, 건강상으로도 가장 좋지 않았습니다. 위키백과에서 봤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병아리가 처음 태어났을 때 너무 고단백으로 먹이를 주게되면 항문 막힘증이 생길 수 있다는 글을 봤습니다.

그리고 까니가 그렇게 항문막힘증에 걸린 것 같습니다. 

그냥 병아리 초이사료를 먹이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5-3. 안연고, 항생제 등

까니가 눈을 못 떴을 때, 여러 유튜브에서 사람에게 쓰는 안연고를 면봉에 묻혀서 눈에 발라주라고 나왔습니다. 눈은 조류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이때 눈을 아예 못 뜨게 되면 생존에 지대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분명 안연고가 집에 두어 개 있었는데 그새 버렸던 것인지 찾질 못해서 따뜻한 물만 면봉에 묻혀서 눈을 뜰 때까지 문질러주었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까니는 눈도 또렷하게 잘 뜨고 잘 봅니다.

 

어렸을 적에 저와 제 언니가 학교 앞 병아리를 자꾸 사와서 최대 16마리까지 닭으로 키워 할아버지댁에 보낸 경력이 있는 저희 엄마는 저와 통화할 때마다 계속 병아리에게 마이신을 먹여야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야 튼튼히 큰다고 말이죠.

 

그런데 어렸을 때 마이신을 숟가락에 물과 함께 아주 조금 타다가 아빠가 병아리에게 먹이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독하게 탔던 것인지 안 그래도 모이도 못 먹고 힘이 없이 죽어가던 병아리가 부리로 약이 넘어가자 즉사했던 모습이 아직까지 충격으로 남아있어서 도저히 약을 먹일 자신이 없었습니다.

물론 저희 부모님은 그 병아리 말고는 수십 마리, 나중엔 심지어 할아버지댁과 집을 오가며 각각 300마리까지도 병아리와 꿩병아리를 키우셨었습니다.

 

3주차쯤 됐을 때 까니 날개가 처지고 힘이 없어보여서 당장 다음 날 눈 뜨면 죽어있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근처에 농장 같은 것이 없는 도심지에 살다보니 병아리에게 먹일 만한 동물용 약을 약국에서 구할 수는 없어서 밤 늦도록 병아리의 여러 증상들과 병만 검색만 하다가 다음 날 약국에서 항생제를 사다 먹이기로 결론을 내리고 잔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조금 괜찮아보여서 어쩔까 고민만 하다가 약을 안 사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저희 가족에게 희망의 아이콘인 까니는 약 한 번 쓰지 않고 만 4주차까지 잘 자라다가 이렇게 할아버지댁으로 갔습니다.

 

안연고나 항생제 등 약을 쓸지 말지는 전적으로 키우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것 같습니다.

저흰 혹시나 사람에게 쓰는 약이 아무리 가루만 조금 준다해도 병아리에게 너무 독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약을 최대한 안 쓰는 쪽으로 키웠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약을 아예 안 쓰고도 잘 키울 수 있었습니다.

 

5-4. 아이들

병아리와 헤어진 저희 아이들은 생각보다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첫 날은 조금 아쉬워하고, 울기도 했지만 그래도 병아리들이 더 좋은 환경으로 갔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됐다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보고 싶고, 걱정되기 때문에 "홈 캠이라도 설치하고 올 걸 그랬다, 다음 주에 엄마 아빠가 안 데려다주면 버스를 타고라도 가서 보고 오겠다"고 하고는 있습니다.

 

언제 다시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머지 않은 때에 한 번 가서 얼마나 컸나, 잘 적응은 했는지 한 번 보고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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